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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란티어 3분기 실적, 11월 3일 새벽 발표인데 이번에도 예상을 넘을까? 정부·기업 매출, 주가 거품 논란, 피터 틸 지분까지 미리 정리

    팔란티어 3분기 실적, 11월 3일 새벽 발표인데 이번에도 예상을 넘을까? 정부·기업 매출, 주가 거품 논란, 피터 틸 지분까지 미리 정리

    이번 주에 테슬라와 넷플릭스 성적표를 정리하고 나니, 제 머릿속에 남은 다음 숙제는 역시 팔란티어였어요. 피터 틸이 공동 창업한 회사이고, 미국 정부와 군대가 쓰는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바로 그 회사예요. 팔란티어는 미국 시간 11월 2일 월요일 장이 끝난 뒤에 3분기 실적을 내놓는데, 한국 시간으로는 11월 3일 화요일 새벽이에요. 지난 8월 2분기 발표 때 다음 날 주가가 하루에 29% 넘게 뛰었던 회사라, 이번 발표도 나스닥 전체 분위기를 흔들 수 있는 큰 일정이에요. 그래서 발표 전에 회사가 미리 내놓은 숫자, 월가 예상, 주가와 몸값, 위험 요소, 그리고 피터 틸 지분 얘기까지 한 번에 정리해봤어요.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시내에 있는 팔란티어 사무실 건물, 아치형 창문이 있는 흰색 건물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시내의 팔란티어 사무실 건물. 팔란티어는 이렇게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한 회사예요. 사진: FASTILY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핵심 숫자 한눈에

    항목내용
    발표 일정미국 11월 2일(월) 장 마감 뒤, 한국 11월 3일(화) 오전 6시쯤 / 설명회 오전 7시
    회사 3분기 예고매출 21억 6,000만~21억 6,400만 달러 (1년 전보다 약 83%↑), 조정 영업이익 12억 9,200만~12억 9,600만 달러
    월가 3분기 예상(평균)매출 21억 8,100만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 0.41달러 (1년 전 0.21달러)
    2분기 실제 성적매출 19억 3,500만 달러 (93%↑), 순이익 10억 6,200만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 0.41달러
    미국 기업 매출(2분기)7억 6,400만 달러 (149%↑), 고객 653곳
    미국 정부 매출(2분기)8억 900만 달러 (90%↑)
    올해 전체 예고매출 81억 5,000만~81억 5,800만 달러 (82%↑), 미국 기업 매출 34억 2,400만 달러 이상
    현금·단기 국채92억 달러 (6월 말)
    주가 (10월 23일 종가)196.75달러, 사상 최고 종가 209.05달러(10월 9일)보다 약 6% 낮음, 올해 약 11%↑
    몸값지난 12개월 이익 기준 PER 약 170배, 매출 기준 PSR 약 77배, 시가총액 약 4,700억 달러
    피터 틸공동 창업자·이사회 의장, 2026년 3월 A주 200만 주(약 2억 9천만 달러) 매도
    자료: 팔란티어 실적 발표문·SEC 공시, 야후 파이낸스·마켓비트 (10월 23일 미국 종가, 10월 24일 확인)

    표에서 보시듯이 이번 글의 숫자는 크게 세 종류예요. 첫째는 이미 나온 2분기 실제 성적, 둘째는 팔란티어가 8월에 스스로 내놓은 3분기 예고(가이던스), 셋째는 월가 증권사들이 계산한 예상치예요. 앞의 두 개는 회사 공식 발표문(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 공시)에서 가져온 사실이고, 세 번째는 어디까지나 전망이라는 점을 먼저 구분해 두고 싶어요. 주가와 몸값 숫자는 10월 23일 금요일 미국 종가 기준이에요.

    발표는 언제, 몇 시에 나올까

    팔란티어는 10월 12일 보도자료에서 3분기(7~9월) 실적을 11월 2일 월요일 미국 장 마감 뒤에 발표하고, 같은 날 동부 시간 오후 5시에 설명회(웹캐스트)를 연다고 밝혔어요. 미국은 11월 1일에 서머타임이 끝나서 이때부터 한국과 14시간 차이가 나요. 그래서 한국 시간으로는 11월 3일 화요일 오전 6시쯤 장 마감 직후 숫자가 나오고, 오전 7시부터 알렉스 카프 대표가 나오는 설명회가 시작된다고 보시면 돼요. 주주들이 미리 질문을 올리고 투표하는 창구도 열어뒀더라고요.

    공교롭게도 같은 11월 3일은 미국 중간선거 날이에요. 미국 시간으로는 실적 발표 다음 날 선거가 치러지는 셈이라, 국방 예산이나 정부 지출 얘기가 많은 팔란티어에는 그 주가 특히 시끄러운 한 주가 될 수 있어요. 중간선거 쟁점은 제가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 미리보기에 따로 정리해뒀으니 같이 보시면 좋아요.

    지난 2분기 성적표부터 다시 보기

    팔란티어 분기 매출 추이, 2025년 2분기 10억 달러에서 2026년 2분기 19억 4천만 달러, 3분기 예고 21억 6천만 달러

    직접 만든 그래프. 자료: 팔란티어 분기 실적 발표문(SEC 공시), 3분기는 회사 예고 가운데값

    팔란티어의 2분기(4~6월) 매출은 19억 3,500만 달러로 1년 전 10억 400만 달러보다 93% 늘었어요. 1년 만에 회사 매출이 거의 두 배가 된 거예요. 위 그래프처럼 1년 전보다 늘어난 비율도 48%, 63%, 70%, 85%, 93%로 분기마다 더 커졌어요. 보통 회사는 덩치가 커질수록 성장 속도가 느려지는데, 팔란티어는 반대로 빨라지고 있다는 게 시장이 이 회사를 특별하게 보는 이유예요.

    이익도 크게 늘었어요. 2분기 회계 기준 순이익은 10억 6,200만 달러로 1년 전 3억 2,700만 달러의 세 배가 넘었고, 주식 보상 비용을 뺀 조정 영업이익률은 62%였어요. 분기 순이익이 1년 전 분기 매출(10억 400만 달러)보다 많아진 거예요. 매출 성장률과 이익률을 더한 ’40의 법칙’ 점수는 155%로, 보통 40%만 넘어도 좋은 회사로 치는 기준이라 숫자 자체가 놀라운 수준이에요.

    2분기 발표 당시 월가 예상과 비교하면 더 잘 보여요. CNBC가 전한 LSEG 집계로 매출 예상은 18억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 예상은 0.35달러였는데 실제는 19억 4천만 달러와 0.41달러였어요. 그 결과 발표 당일 125.65달러였던 주가가 다음 날 162.66달러로 하루에 29.5% 올랐어요. 그 전까지는 “AI 소프트웨어 열기가 식는다”는 걱정에 올해 들어 주가가 29%나 빠져 있던 상황이라 반전이 더 컸어요.

    미국 기업 매출이 진짜 주인공

    2분기 실적 발표 날 CNBC 방송 화면, 팔란티어 미국 기업 매출 7억 6,400만 달러 대 예상 7억 1,600만 달러

    8월 3일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CNBC 방송 화면. 화면 아래에 미국 기업 매출 7억 6,400만 달러, 예상 7억 1,600만 달러라고 나와요. 영상 캡처: CNBC Television 「Palantir shares spike on revenue and earnings beat」

    팔란티어 매출은 크게 미국 정부, 미국 기업, 그리고 미국 밖으로 나눠 봐요. 요즘 가장 빨리 크는 건 미국 기업 쪽이에요. 2분기 미국 기업 매출은 7억 6,4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49%, 바로 전 분기보다도 28% 늘었어요. 미국 기업 고객 수도 653곳으로 35% 늘었고, 미국 기업과 새로 맺은 계약 총액은 21억 3,200만 달러로 153% 늘었어요. 아직 매출로 잡히지 않고 남아 있는 미국 기업 계약 금액도 62억 3,800만 달러로 124% 늘어서, 앞으로 들어올 돈이 쌓여 있는 모습이에요.

    이 성장을 이끄는 게 팔란티어의 AI 플랫폼, 줄여서 AIP예요. 쉽게 말하면 회사 안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한곳에 묶고, 그 위에서 챗GPT 같은 AI 모델을 회사 일에 바로 써먹게 해주는 프로그램이에요. 카프 대표는 2분기 발표문에서 고객 회사의 경쟁력이 남의 AI 모델을 키우는 학습 재료가 돼서는 안 된다며, 이런 흐름을 ‘주권 AI(소버린 AI) 혁명’이라고 불렀어요. 내 데이터와 내 AI는 내가 쥐고 쓰겠다는 정부와 기업이 늘면서 팔란티어를 찾는다는 설명이에요. 2분기 설명회에서는 경쟁 입찰 끝에 연간 1,000만 달러짜리 계약을 따낸 사례도 소개됐어요.

    회사는 올해 전체 미국 기업 매출을 34억 2,400만 달러 이상, 작년보다 최소 134% 늘어날 것으로 예고했어요. 올해 전체 매출 예고도 2월 처음엔 71억 8,200만~71억 9,800만 달러였는데, 5월과 8월 두 번 올려서 지금은 81억 5,000만 달러 이상이 됐어요. 카프 대표는 CNBC 인터뷰에서 이런 성장이 적어도 앞으로 18개월은 더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는데, 이건 공식 예고가 아니라 대표의 전망이라는 점은 구분해서 보셔야 해요.

    미국 정부 매출과 최근 계약 소식

    2026년 1월 다보스에서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대표가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

    2026년 1월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대표(왼쪽)가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오른쪽)과 악수하는 모습. 에콰도르 관세청은 밀수와 세금 탈루를 찾는 데 팔란티어 프로그램을 쓰고 있다고 해요. 사진: Presidencia de la República del Ecuador (퍼블릭 도메인, Wikimedia Commons)

    팔란티어의 뿌리는 역시 정부예요. 2분기 미국 정부 매출은 8억 9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90% 늘었어요. 정부 매출만 따져도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된 셈이에요. 조금 아쉬운 숫자도 있었는데, 한 정부 고객을 위해 클라우드 비용을 회사가 떠안으면서 조정 매출총이익률이 86%로 조금 내려왔어요. 회사는 이 방식이 나중에 더 많은 일을 따내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설명했어요.

    최근 계약 소식도 이어지고 있어요. 미국 육군은 9월 17일 팔란티어에 4,809만 달러짜리 탄약 관리 프로그램 주문을 냈어요. 낡은 프로그램 9개를 하나로 합쳐서 탄약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한눈에 보게 하는 일이고, 기본 1년에 최대 5년을 더 연장할 수 있어요. 10월 19일에는 연방정부용 클라우드 회사 녹스와 손잡고 정부 기관에 프로그램을 더 빨리 넣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날 주가가 4.4% 올랐어요. 다만 녹스 건은 계약 금액이 공개되지 않아서 실적에 얼마나 보탬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어요.

    국방부 쪽에서는 논란도 함께 나왔어요. 8월 페더럴 뉴스 네트워크 보도에 따르면 스티브 파인버그 국방부 부장관이 내년 3월까지 팔란티어 서비스에 최대 2억 4,400만 달러를 쓰라는 메모를 냈고, 2028년까지 돈을 더 쓸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대요. 이에 대해 감시 단체인 정부감독프로젝트(POGO)는 경쟁 입찰 없이 한 회사에 돈을 몰아주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어요. 작년에 맺은 미국 육군과의 최대 100억 달러(10년) 계약도 어디까지나 ‘최대 한도’라서, 그만큼이 다 확정된 돈은 아니라는 점도 알아두시면 좋아요.

    3분기 예고와 월가 예상, 어디까지 기대할까

    팔란티어 회사 매출 예고와 실제 매출 비교, 최근 세 분기 모두 예고보다 6~7% 높았고 3분기 월가 예상은 21억 8천만 달러

    직접 만든 그래프. 자료: 팔란티어 실적 발표문(SEC 공시), 월가 예상은 야후 파이낸스 10월 24일 확인

    여기서부터는 사실과 전망을 나눠서 볼게요. 사실은 회사가 8월에 내놓은 3분기 예고예요. 매출 21억 6,000만~21억 6,400만 달러, 조정 영업이익 12억 9,200만~12억 9,600만 달러로, 매출 가운데값 기준으로 1년 전 11억 8,100만 달러보다 약 83% 늘어나는 숫자예요. 올해 전체 매출 예고도 81억 5,000만~81억 5,800만 달러(작년보다 82% 증가)로 올렸어요.

    전망은 월가 예상이에요. 야후 파이낸스 집계로 애널리스트 24명이 낸 3분기 매출 예상 평균은 21억 8,100만 달러(가장 낮게 21억 6,100만, 가장 높게 22억 6,300만 달러)이고, 조정 주당순이익 예상 평균은 0.41달러(0.38~0.48달러)예요. 마켓비트 집계도 매출 21억 8천만 달러, 주당순이익 0.41달러로 거의 같아요. 재미있는 건 월가 예상이 회사 예고 위쪽 끝보다 이미 조금 높다는 점이에요. 그래프처럼 팔란티어는 최근 세 분기 모두 자기 예고 위쪽 끝보다 6~7% 안팎 더 벌었기 때문에, 시장이 이번에도 그 정도는 넘을 거라고 미리 계산해 둔 거예요.

    CNBC 방송 화면, 팔란티어 3분기 매출 예고 21억 6천만 달러 대 당시 예상 20억 달러

    8월 3일 CNBC 방송 화면. 팔란티어가 내놓은 3분기 매출 예고가 21억 6천만 달러로, 당시 월가 예상 20억 달러를 크게 넘었다고 나와요. 영상 캡처: CNBC Television 「Palantir shares spike on revenue and earnings beat」

    그래서 이번 발표에서는 “예상을 넘었냐”보다 “얼마나 넘었냐”와 “4분기 예고를 얼마나 올렸냐”가 더 중요할 것 같아요. 월가는 4분기 매출을 평균 24억 6천만 달러쯤으로 보고 있어서, 회사가 내놓을 4분기 예고가 이 숫자 위냐 아래냐에 따라 다음 날 주가가 갈릴 가능성이 커요. 또 하나 볼 건 비용이에요. 회사는 2분기 설명회에서 3분기에 비용이 꽤 크게 늘어날 거라고 미리 말해뒀어요. 2분기 조정 영업비용도 이미 7억 4,1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7% 늘어난 상태예요. 매출이 잘 나와도 이익률이 예상보다 많이 내려오면 시장이 실망할 수 있는 대목이에요.

    주가와 몸값, 비싼 건 맞을까

    10월 23일 금요일 팔란티어 주가는 196.75달러로 마감했어요. 10월 9일 기록한 사상 최고 종가 209.05달러보다 약 6% 낮고, 작년 마지막 거래일 177.75달러보다는 11% 정도 올랐어요. 올해 가장 낮았던 6월 25일 종가 107.27달러와 비교하면 넉 달 만에 80% 넘게 오른 셈이에요. 골드만삭스는 10월 8일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 230달러를 냈고, CNBC가 전한 LSEG 자료로는 애널리스트 33명 중 23명이 ‘매수’ 이상이에요.

    문제는 몸값이에요. 야후 파이낸스 기준으로 지난 12개월 이익 대비 주가(PER)는 약 170배, 내년 예상 이익 기준으로도 약 84배예요. 지난 12개월 매출 대비 시가총액(PSR)은 약 77배인데, 야후 파이낸스 기사도 팔란티어 몸값이 올해 예상 매출의 약 55배라며, 다른 소프트웨어 회사들보다 훨씬 높다고 짚었어요. 시가총액은 약 4,700억 달러(야후 파이낸스 기준)예요. 그만큼 이미 좋은 미래가 주가에 많이 들어가 있다는 뜻이라, 조금만 기대에 못 미쳐도 크게 흔들릴 수 있어요.

    실제로 10월 16일에는 회사에 나쁜 소식이 없었는데도 하루에 7.2% 빠졌어요.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이날 소프트웨어 주식 45개에서 시가총액이 2,600억 달러 넘게 날아갔고, 팔란티어도 하루에 약 340억 달러가 줄었어요. 최고가 근처에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차익을 챙기면서, 같은 기사에서는 160달러를 아래 지지선, 210달러를 위 저항선으로 봤어요. 팔란티어는 이런 날 다른 종목보다 더 크게 움직이는 편이라는 걸 기억해두시면 좋아요.

    피터 틸은 아직 팔란티어에 남아 있을까

    마이크를 들고 이야기하는 피터 틸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

    2022년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행사에서 이야기하는 피터 틸.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이자 2003년부터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요. 사진: Gage Skidmore (CC BY-SA 2.0, Wikimedia Commons)

    제가 팔란티어를 계속 챙겨보는 이유 중 하나가 피터 틸이에요. 2026년 주주총회 안내서(SEC 공시)에 따르면 틸은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이고 2003년부터 지금까지 이사회 의장이에요. 또 틸, 카프 대표, 스티븐 코언 사장 세 사람이 묶인 ‘창업자 의결권 신탁’의 F주는 전체 의결권의 최대 49.999999%까지 가질 수 있게 돼 있어요. 주식을 조금씩 팔아도 회사 방향을 정하는 힘은 창업자들이 계속 쥐고 있는 구조예요.

    지분 매도도 확인해봤어요. SEC 공시(Form 4)를 보면 틸은 자기 투자회사(STS Holdings II)를 통해 2026년 3월 2일 팔란티어 A주 200만 주를 평균 약 144.85달러, 모두 약 2억 9천만 달러어치 팔았어요. 이 매도는 2025년 11월 14일에 미리 정해둔 자동 매도 계획(10b5-1)에 따른 거예요. 매도 뒤에도 이 공시에 남은 A주만 약 6,887만 주로, 지금 주가로 계산하면 130억 달러가 넘어요. 2025년 6월 이후 틸 이름으로 나온 팔란티어 매도 공시는 이 한 건이 전부였어요.

    틸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어떻게 보는지는 피터 틸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어떻게 볼까에, 틸이 단골로 참석하는 빌더버그 회의 얘기는 빌더버그 회의 정리에 써뒀어요. 틸을 따라가다 보면 코인, 국방 기술, 정치가 한 줄로 이어지는데, 팔란티어는 그중에서 가장 실제 돈을 버는 회사라는 점이 저한테는 흥미로워요.

    이번 주 시장 분위기

    10월 23일 Finviz 빅테크 히트맵, 팔란티어 0.28% 상승 표시

    10월 23일(미국 시간) 장 마감 기준 S&P 500 히트맵 중 기술·통신·금융·소비재 구역. 노란 테두리가 팔란티어예요. 화면 캡처: Finviz

    10월 23일 금요일 나스닥 종합지수는 25,955포인트로 마감했고, 팔란티어는 0.3% 가까이 올랐어요. 히트맵을 보면 마이크론과 AMD, 인텔, 마이크로소프트는 초록색이었지만 엔비디아와 구글·메타·아마존·테슬라는 빨간색이었어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일부만 오르고 큰 회사 상당수는 쉬어간 하루였어요. 이번 주 먼저 실적을 낸 두 회사 얘기는 테슬라 3분기 실적 정리와 넷플릭스 3분기 실적 정리에 있어요.

    CNN 공포와 탐욕 지수 21, 극단적 공포

    10월 23일(미국 시간) 장 마감 뒤 CNN 공포·탐욕 지수. 화면 캡처: CNN Business

    CNN 공포·탐욕 지수는 21로 ‘극단적 공포’ 구간이고, 1주일 전에도 22였어요. 시장 전체가 겁을 먹은 분위기 속에서 팔란티어만 최고가 근처에 있다는 건, 좋게 보면 그만큼 믿음이 강하다는 뜻이고 나쁘게 보면 실망할 때 떨어질 자리가 크다는 뜻이에요. 실적 발표 전 주에는 한국 시간 10월 29일 새벽 연준 금리 결정과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 실적 발표가 먼저 나와요. 이 회사들이 AI 투자비를 어떻게 말하느냐가 팔란티어 발표 전 분위기를 미리 정할 수 있어요.

    내 생각 정리

    여기서부터는 제 생각이에요. 숫자만 보면 팔란티어는 지금 미국 주식 중에서 가장 빠르게 크는 큰 회사 중 하나가 맞아요. 정부와 기업 양쪽에서 동시에 성장하고, 이익률도 높고, 현금도 2분기 말 기준 92억 달러나 쌓여 있어요. 저는 이번 3분기에도 회사 예고는 무난히 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이미 월가 예상이 회사 예고보다 높게 잡혀 있어서 “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주가가 오르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11월 3일 새벽에 챙겨볼 건 네 가지예요. 첫째, 3분기 매출이 월가 예상 21억 8천만 달러를 얼마나 넘는지. 둘째, 미국 기업 매출 성장률이 2분기 149% 수준을 지키는지. 셋째, 4분기 매출 예고가 월가 예상 24억 6천만 달러보다 높은지. 넷째, 비용이 늘면서 조정 영업이익률이 얼마나 내려오는지예요. 몸값이 워낙 높은 주식이라, 저라면 발표 전에 한 번에 크게 사기보다는 발표 뒤 출렁임을 보고 나눠서 담는 쪽을 고르겠어요.

    투자 권유가 아니라 제 생각을 정리한 글이에요. 숫자는 팔란티어 실적 발표문과 SEC 공시, 10월 23일(미국 시간) 종가와 10월 24일 확인한 월가 예상 기준이고, 실제 발표 뒤에는 달라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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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4년 5월 30일, 첫 회의가 열리던 날 찍힌 네덜란드 빌더버그 호텔. 회의 이름이 바로 이 호텔 이름에서 나왔어요. 사진: Anefo / 네덜란드 국립기록원, CC0 (Wikimedia Commons)

    핵심 사실 한눈에

    항목내용
    첫 회의1954년 5월 29~31일, 네덜란드 오스테르베이크 빌더버그 호텔
    만든 사람요제프 레팅거(폴란드 망명 정치인), 베른하르트 공(1976년까지 의장)
    규모해마다 120~140명 초대, 3분의 2가 유럽, 정치·정부 쪽은 4분의 1쯤
    규칙채텀하우스 규칙. 결의·투표·정책 발표 없음, 명단·주제·장소는 공개
    2025년 (71회)6월 12~15일 스웨덴 스톡홀름, 121명, 주제 11개, 피터 틸 참석
    2026년 (72회)4월 9~12일 미국 워싱턴, 128명(23개 나라·기구), 주제 14개
    2026년 코인 관련“디지털 금융” 첫 주제, 코인베이스 정책 총책임자·스트라이프 CEO 참석
    피터 틸현 운영위원(2008년부터, 가디언), 2026년 명단엔 없음
    한국 참석자2017~2026년 공식 명단에 없음 (북한은 1994·2010년 주제)
    자료: 빌더버그 공식 누리집(역사·명단·주제·FAQ), 위키백과, 가디언(2026.4.14)

    1954년 네덜란드 호텔에서 시작됐어요

    첫 회의는 1954년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네덜란드 동쪽 아른험 근처 오스테르베이크에 있는 “빌더버그 호텔”에서 열렸어요. 모임 이름도 따로 지은 게 아니라 그냥 첫 회의 장소인 호텔 이름을 그대로 쓴 거예요. 위키백과에 따르면 이때 서유럽 11개 나라에서 50명, 미국에서 11명이 왔다고 해요. 공식 기록에 남은 첫 회의 주제는 공산주의와 소련에 대한 서방의 태도, 유럽 통합과 유럽방위공동체 같은 것이었어요.

    모임을 처음 떠올린 사람은 폴란드 출신 망명 정치인 요제프 레팅거예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유럽에서 반미 감정이 커지자, 레팅거는 유럽과 미국 지도자들이 터놓고 이야기할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네덜란드의 베른하르트 공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고, 베른하르트 공이 회의를 열고 1976년까지 의장을 맡았어요. 미국 쪽에서는 당시 CIA 국장이던 월터 베델 스미스와 대통령 참모 C.D. 잭슨이 연결 역할을 했다는 기록도 있어서, 이것이 나중에 음모론의 좋은 재료가 됐어요.

    1976년 네덜란드 베른하르트 공의 얼굴 사진

    빌더버그 회의를 열고 1954년부터 1976년까지 의장을 맡은 네덜란드 베른하르트 공(1976년). 사진: Rob Mieremet / Anefo, CC BY-SA 3.0 nl (Wikimedia Commons)

    재미있는 건 1976년에 회의가 딱 한 번 열리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베른하르트 공이 미국 항공기 회사 록히드에서 뒷돈을 받았다는 뇌물 사건이 터지면서 그해 회의가 취소됐고, 그는 의장 자리에서 물러났어요. 세상을 몰래 움직인다는 모임의 창립자가 뇌물 사건 하나로 물러났다는 게 좀 아이러니하지요. 또 하나 재미있는 우연은 레팅거의 2차 대전 때 별명이 “살라만드라(도롱뇽)”였는데, 2022년과 2026년 워싱턴 회의가 열린 호텔 이름도 “살라맨더”라는 거예요. 물론 이건 그냥 우연이에요.

    1954년 첫 회의부터 2026년 워싱턴 회의까지 빌더버그 주요 연표 그래프

    비밀 회의라는데, 명단은 왜 공개될까요

    빌더버그가 “비밀 회의”로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채텀하우스 규칙” 때문이에요. 1927년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에서 만든 규칙인데, 회의에서 들은 내용은 밖에서 써도 되지만 누가 그 말을 했는지는 밝히면 안 된다는 약속이에요. 빌더버그 공식 누리집도 이 규칙을 따른다고 적어 두었고, 회의에는 자세한 의제도 없고 결의도, 투표도, 정책 발표도 없다고 설명해요. 그러니까 회의장 안에서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밖에서 알 수 없는 구조가 맞아요.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게 공개돼요. 공식 누리집에는 회의 직전에 참석자 명단, 주제 목록, 장소가 올라오고, 1954년부터 지금까지 해마다의 주제도 정리돼 있어요. 해마다 초대받는 사람은 120~140명 정도이고, 그중 3분의 2쯤은 유럽, 나머지는 북미 사람이에요. 정치인과 정부 사람은 4분의 1쯤이고, 나머지는 기업, 금융, 학계, 언론 사람들이라고 해요.

    기자 출입 문제도 반만 맞는 이야기예요. 공식 질문답변(FAQ)을 보면 회의는 취재 기자를 받지 않고, 1990년대까지는 해마다 기자회견을 했는데 관심이 없어서 그만뒀다고 적혀 있어요. 그런데 참석자 명단을 보면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재니 민턴 베도스, 블룸버그 편집장 존 미클스웨이트,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니스트들이 해마다 들어가 있어요. 기사를 쓰러 가는 게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참석하는 거라서, 오히려 “큰 언론사 사람들이 다 알면서 안 쓴다”는 의심을 더 키우기도 해요.

    돈은 어떻게 대는지도 공개돼 있어요. 공식 설명으로는 사무국 비용은 운영위원들이 나눠 내고, 회의가 열리는 나라의 운영위원이 숙박과 식사를 대며, 참석자는 각자 여행비를 내고 참가비는 없다고 해요. 가디언은 워싱턴에서 열리는 회의는 “미국 빌더버그 친구회(American Friends of Bilderberg)”라는 단체를 통해 피터 틸과 에릭 슈미트가 상당 부분 돈을 댄다고 보도했어요.

    운영위원 명단을 보면 음모론에 단골로 나오는 이름이 정말 많아요. 공식 누리집의 전 운영위원 목록에는 헨리 키신저, 데이비드 록펠러, 에드몽 드 로스차일드, 그리고 다보스 포럼을 만든 클라우스 슈바프가 들어 있어요. 로스차일드와 록펠러, 다보스가 한 명단에 다 모여 있으니, 음모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좋은 재료가 없었던 셈이에요. 로스차일드 이야기는 예전에 따로 정리한 글이 있으니 아래 함께 읽을 글에서 보시면 돼요.

    운영 방식도 공개된 범위 안에서는 꽤 단순해요. 운영위원 임기는 4년이고, 지금 공동 의장은 프랑스의 앙리 드 카스트리와 미국의 마리조제 크라비스예요. 해마다 운영위원회가 누구를 부를지와 주제를 정하고, 개최 나라의 운영위원이 손님을 맞는 구조예요. 1957년 미국 조지아주 세인트사이먼스섬 회의 때는 포드 재단이 3만 달러를 댔다는 기록도 남아 있어요.

    2025년 스웨덴 스톡홀름 그랜드호텔 앞 철제 바리케이드와 회의를 지켜보는 시민들

    2025년 6월 12일, 71번째 회의가 열린 스톡홀름 그랜드호텔 앞. 바리케이드 너머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보여요. 사진: Frankie Fouganthin, CC BY 4.0 (Wikimedia Commons)

    2025년 스톡홀름, 2026년 워싱턴에선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작년 71번째 회의는 2025년 6월 12일부터 15일까지 스웨덴 스톡홀름 그랜드호텔에서 열렸고, 공식 명단에 121명이 올라왔어요. 주제는 대서양 관계, 우크라이나, 미국 경제, 유럽, 중동, 권위주의 국가들의 연대, 국방 혁신, 인공지능과 국가 안보, 핵 확산, 에너지와 핵심 광물, 인구 감소와 이민까지 11개였어요. 피터 틸은 “틸 캐피털 대표”로 이 명단에 들어 있었고, 그리스 총리, 핀란드 대통령, 나토 사무총장,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 같은 이름도 보였어요.

    중앙은행 쪽 사람도 빠지지 않아요. 2025년 명단에는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이라고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의 차기 사무총장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 코스가 있었고, 2026년 명단에는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 호세 루이스 에스크리바와 노르웨이 국부펀드 대표 니콜라이 탕엔이 있었어요. 돈의 흐름을 다루는 사람들이 이렇게 해마다 한자리에 모이다 보니, 금융 음모론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거예요.

    올해 72번째 회의는 2026년 4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어요. 장소는 2022년 회의 때와 같은 살라맨더 호텔이었고, 공식 명단에는 23개 나라와 국제기구에서 온 128명이 올라왔어요. 주제는 인공지능, 북극 안보, 중국, 디지털 금융, 에너지 다변화, 유럽, 세계 무역, 중동, 러시아, 대서양 방위산업, 우크라이나, 미국, 미래의 전쟁, 서방까지 14개였어요.

    미국 워싱턴 D.C.의 살라맨더 호텔 건물 정면

    2026년 4월 72번째 회의가 열린 미국 워싱턴의 살라맨더 호텔. 2022년 회의도 여기서 열렸어요. 사진: ajay_suresh, CC BY 2.0 (Wikimedia Commons)

    참석자 면면도 화려했어요. 미국 정부에서는 버검 내무장관, 그리어 무역대표, 드리스콜 육군장관,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이 왔고, 유럽에서는 뤼터 나토 사무총장,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네덜란드 총리와 국왕 부부가 왔어요. 기술 쪽에서는 구글 딥마인드의 허사비스, 팔란티어의 카프,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잭 클라크, 메타의 알렉산더 왕이 이름을 올렸어요. 가디언은 영국 해외정보국(MI6) 국장을 포함해 정보기관 수장 세 명이 함께 있었다는 점, 그린란드 사람이 처음 참석했다는 점을 특히 짚었어요.

    2026년 처음 나온 “디지털 금융”, 코인과 무슨 상관일까

    코인 하는 분들이 눈여겨볼 대목은 여기예요. 제가 공식 누리집에 정리된 1954년부터 2026년까지의 주제 목록을 다 훑어봤는데, “디지털 금융”이라는 주제는 2026년에 처음 나왔어요. 비트코인, 암호화폐, 블록체인,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라는 단어는 70년 넘는 주제 목록 어디에도 없었어요. 금융 주제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라서, 2022년에는 “세계 금융 시스템의 혼란”, 2023년에는 “은행 시스템”이 주제로 올라왔어요.

    올해 명단에서 디지털 금융과 바로 연결되는 사람은 두 명이에요. 한 명은 미국 최대 코인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정책 총책임자 파야르 시르자드이고, 다른 한 명은 결제회사 스트라이프의 CEO 패트릭 콜리슨이에요. 스트라이프는 2025년 2월에 스테이블코인 회사 브리지를 11억 달러에 인수했어요. 제가 확인한 2017년부터 2026년까지의 명단에서 코인 회사 사람이 이름을 올린 건 올해 코인베이스가 처음이었어요. 그 자리에서 무슨 말이 오갔는지는 채텀하우스 규칙 때문에 알 수 없지만, 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이 이제 이런 자리에서도 다룰 만큼 커졌다는 신호로는 볼 수 있어요.

    그렇다고 “빌더버그가 CBDC로 세계단일화폐를 만들고 비트코인을 없애려 한다”는 소문까지 맞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현실은 반대 방향이에요. 이 회의에 장관들이 우르르 참석하는 미국은 2025년 1월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금지했고, 2025년 7월에는 민간 스테이블코인 법(지니어스 법)에 서명했어요. 디지털 유로는 유럽중앙은행이 2027년 하반기 시범 운영, 2029년 첫 발행을 목표로 준비 중인데, 이것도 빌더버그가 아니라 유럽 의회와 정부들의 법 절차로 정해지는 일이에요.

    피터 틸은 왜 빌더버그 단골이 됐을까

    피터 틸은 페이팔 공동창업자이자 팔란티어를 만든 투자자예요. 빌더버그 공식 누리집의 현재 운영위원 명단에 “틸 캐피털 대표”로 이름이 올라 있고, 가디언에 따르면 2008년부터 운영위원을 맡아 왔어요. 위키백과 참석자 목록과 공식 명단을 합쳐 보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그리고 2019년, 2022년부터 2025년까지 거의 해마다 참석했어요. 같은 운영위원 명단에는 팔란티어 CEO 알렉스 카프, 전 구글 회장 에릭 슈미트,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도 있어요.

    웃고 있는 투자자 피터 틸의 얼굴 사진

    빌더버그 운영위원인 투자자 피터 틸. 2026년 워싱턴 회의 명단에는 이름이 없었어요. 사진: Gage Skidmore,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그런데 올해 워싱턴 회의 명단에는 틸의 이름이 없었어요. 가디언의 찰리 스켈턴 기자는 워싱턴 회의 돈을 많이 대는 틸이 빠진 건 “눈에 띄는 일”이라고 썼어요. 왜 빠졌는지는 공식적으로 나온 설명이 없어서, 저도 이유를 짐작해서 쓰지는 않을게요. 다만 운영위원 명단에는 지금도 이름이 남아 있으니 “틸이 빌더버그를 떠났다”고 말할 근거도 없어요.

    틸과 코인의 관계는 예전 글에서 자세히 다뤘는데, 짧게 다시 정리하면 이래요. 2021년 4월 닉슨 도서관 행사에서는 스스로를 거의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라고 하면서도 비트코인이 중국의 금융 무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어요. 2022년 4월 마이애미 비트코인 콘퍼런스에서는 비트코인을 싫어하는 워런 버핏을 “적 1호”라고 불렀고, 2024년에는 비트코인이 처음 10여 년 동안 너무 저평가됐다고 말했어요. 세계 엘리트 모임의 핵심 인물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비트코인 편을 들어왔다는 점은 “빌더버그가 비트코인을 죽이려 한다”는 소문과 잘 맞지 않아요.

    “참석하면 대통령이 된다”는 이야기

    빌더버그 음모론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여기 다녀오면 출세한다”는 거예요. 대표적인 예가 빌 클린턴이에요. 클린턴 대통령 도서관(미국 국립기록원) 자료를 보면 클린턴은 아칸소 주지사이던 1991년 독일 바덴바덴 회의에 참석했고, 이듬해인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어요. 캐나다의 마크 카니도 영국 중앙은행 총재 시절인 2018년과 2019년, 그리고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명단에 올랐고, 2025년 3월 캐나다 총리가 됐어요.

    연준(미국 중앙은행) 쪽 이야기도 있어요. 2008년 6월 미국 버지니아주 챈틸리 회의에는 당시 연준 의장이던 벤 버냉키가 참석했어요. 그리고 올해 5월 22일 연준 의장으로 취임한 케빈 워시는 빌더버그 공식 누리집에 전 운영위원으로 이름이 올라 있는 사람이에요. 이런 사례를 이어 붙이면 “빌더버그가 대통령과 중앙은행장을 고른다”는 이야기가 그럴듯하게 들리지요.

    유럽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영국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2009년 11월 빌더버그가 브뤼셀 발뒤셴 성에서 벨기에 총리 헤르만 반롬파위를 내세우는 만찬을 열었고, 반롬파위는 며칠 뒤 첫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으로 뽑혔어요. 이 일도 “빌더버그가 유럽 대통령을 뽑았다”는 이야기로 퍼졌지만, 실제 선출은 유럽연합 27개 나라 정상들이 한 것이에요.

    2008년 빌더버그 회의장을 떠나는 검은 차 안의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

    2008년 6월 6일, 미국 버지니아 빌더버그 회의장을 떠나는 차 안의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 사진: Shepherd Johnson, CC BY-SA 2.0 (Wikimedia Commons)

    하지만 반대로 보면 해마다 130명 가까이 초대되고, 그중 상당수는 이미 장관이나 총재, 대기업 회장이에요. 앞으로 크게 될 사람을 미리 불러 이야기를 듣는 게 이 모임의 성격이라서, 출세한 사람 몇 명만 골라 보면 당연히 연결돼 보여요. 명단에 올랐지만 대통령이나 총리가 되지 못한 사람은 훨씬 많은데, 그런 사람은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이 소문을 “사실을 이어 붙인 해석”으로 봐요.

    세계정부, 유로, 북한 이야기까지

    “세계정부”라는 말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미국에서는 1964년 필리스 슐래플리의 책 “메아리가 아닌 선택”이 숨은 실력자들이 공화당 대선 후보를 고른다며 빌더버그를 꼽은 게 시작으로 꼽혀요. 그 뒤 2006년 다니엘 에스툴린의 책, 미국 라디오 진행자 알렉스 존스, 영국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 같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크게 퍼뜨렸어요. 2010년에는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가 에스툴린의 책을 인용하기도 했어요.

    참석자들의 말도 이 소문에 기름을 부었어요. 영국 노동당 정치인이자 운영위원이었던 데니스 힐리는 2001년 가디언 인터뷰에서 “우리가 세계정부를 만들려 했다는 건 과장이지만,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어요. 반대로 2005년 의장이던 에티엔 다비뇽은 BBC에 “우리가 세계의 비밀 정부라면 정말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라고 받아쳤어요. 공식 누리집도 음모론에 대해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적어 두었어요.

    유로 이야기도 자주 나와요. 실제로 1998년 회의 주제에 “유럽 경제통화연맹(EMU)의 결과는?”이 있었고, 1995년에는 “새로운 통화위기의 교훈”이 있었어요. 하지만 유로는 1992년 마스트리흐트 조약처럼 각국 정부와 의회가 서명하고 비준한 절차로 생겼어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것과 결정을 내린 것은 다른 일이라서, “빌더버그가 유로를 만들었다”는 건 해석일 뿐이에요.

    한국 이야기가 궁금하실 텐데요, 제가 확인한 2017년부터 2026년까지의 공식 명단에는 한국 국적 참석자가 한 명도 없었어요. 대신 주제 목록에는 우리와 관련된 게 있어요. 1994년 핀란드 헬싱키 회의에 “핵 확산 문제, 북한”이, 2010년 스페인 시체스 회의에 “북한, 이란과 핵 확산”이 올라왔고, 1998년에는 우리가 외환위기를 겪던 때라 “아시아 위기를 보며 세계 금융 시스템을 고쳐야 하나”라는 주제가 있었어요.

    빌더버그 소문 8가지를 사실, 사실 다만, 해석일 뿐, 근거 없음으로 나눈 판정표

    소문 판정 정리

    위 판정표를 말로 다시 정리해 볼게요. “진짜 있는 비공개 모임”이라는 건 사실이지만, 명단과 주제, 장소는 공개된다는 점을 같이 알아야 해요. “피터 틸이 운영위원”이라는 것과 “2026년에 디지털 금융을 다뤘다”는 것은 공식 자료로 확인되는 사실이에요. “기자는 못 들어간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대형 언론사 편집장들은 개인 자격으로 들어가요.

    “참석하면 대통령이 된다”와 “유로를 만들었다”는 실제 있었던 일을 이어 붙인 해석일 뿐이에요. “세계정부처럼 결정을 내린다”와 “CBDC로 코인을 없애려 한다”는 지금까지 나온 자료로는 근거를 찾을 수 없었어요. 다만 2013년 영국 텔레그래프에 익명 관계자가 “명단에 없는 참석자도 있다”고 말한 적이 있어서, 공개 명단이 전부라고 장담할 수는 없어요.

    내 생각 정리

    제가 자료를 다 읽고 내린 결론은 이래요. 빌더버그는 세계를 몰래 다스리는 정부라기보다, 힘 있는 사람들이 기자 없이 편하게 이야기하는 아주 비싼 사랑방에 가깝다고 봐요. 하지만 장관, 중앙은행 사람, 정보기관 수장, 거대 기술기업 대표가 기록도 남기지 않고 모인다는 것 자체는 사람들이 불편하게 느낄 만한 일이에요. 그래서 음모론이 70년 넘게 사라지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요.

    코인 투자자로서 저는 2026년에 처음 나온 “디지털 금융” 주제를 가장 흥미롭게 봤어요. 코인베이스와 스트라이프 같은 회사가 이런 자리에 초대된다는 건, 스테이블코인과 코인이 이제 세계 경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됐다는 뜻으로 읽혀요. 그렇다고 이런 모임 소식 하나로 코인을 사고팔 필요는 없다고 봐요. 저는 앞으로도 공식 명단과 주제, 그리고 실제 각국의 법과 정책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차분히 지켜보려고 해요.

    투자 권유가 아니라 제 생각을 정리한 글이에요. 참석자 명단과 주제는 빌더버그 공식 누리집에 올라온 자료 기준이고, 회의 안에서 오간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아 알 수 없어요. 자료 확인 시점은 2026년 10월 24일(한국 시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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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틸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늘 궁금했던 게 하나 있어요. 이 사람은 비트코인 편이에요, 아니에요? 어떤 날은 무대에 올라 워런 버핏을 “비트코인의 적 1호”라고 부르고, 어떤 날은 “비트코인이 중국의 금융 무기일 수도 있다”고 해요. 이더리움 회사 지분을 사서 주가를 하루 만에 몇 배로 띄워놓고는 몇 달 뒤에 조용히 팔기도 했죠. 그래서 이번엔 틸이 코인에 대해 한 말과 실제로 돈을 넣고 뺀 기록을 날짜순으로 쭉 맞춰봤어요.

    피터 틸

    피터 틸. 사진: Gage Skidmore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숫자부터 먼저 볼게요

    항목숫자
    비트코인 가격 (10/23)약 81,650달러 (최고 124,750달러, 2025.10)
    이더리움 가격 (10/23)약 2,400달러 (최고 4,830달러, 2025.8)
    파운더스펀드 비트코인 수익 (2014~2022)약 18억 달러 (보도)
    2023년 추가 매수약 1억 달러, 3만 달러 아래 (로이터 보도)
    부테린이 받은 틸 펠로십10만 달러 (2014년)
    비트마인 지분 (2025.7)9.1%, 약 509만 주
    비트마인 지분 (2025.9 말)약 255만 주로 절반 정리
    이더질라 지분7.5% (2025.8) → 0주 (2025년 말)
    자료: Yahoo Finance, 로이터, 블룸버그, The Block, CoinDesk, SEC 공시

    시작은 페이팔, “정부가 못 건드리는 돈”

    틸과 코인 얘기는 사실 비트코인보다 10년 먼저 시작돼요. 1998년에 페이팔을 만들 때 틸이 내건 꿈이 “정부가 마음대로 찍어내거나 가치를 깎을 수 없는 세계 화폐”였거든요. 결국 페이팔은 그냥 편한 송금 서비스가 됐고, 그 꿈은 반쯤 접혔어요. 그래서 저는 틸이 비트코인을 계속 응원하는 게 이해가 가요. 그 사람 입장에선 못다 한 숙제를 누가 대신 해준 느낌이었을 거예요.

    비트코인 가격 차트

    틸이 실제로 한 말, 날짜순으로

    날짜한 말맥락
    2021.4.6“비트코인이 부분적으로는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금융 무기로 여겨져야 하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리처드 닉슨 재단 온라인 행사. 달러 패권을 흔든다는 뜻 (CNBC)
    2022.4.7버핏은 “적 1호”, “오마하에서 온 소시오패스 할아버지”. 다이먼·핑크와 함께 “금융 노인정치”마이애미 비트코인 2022 기조연설. 비트코인이 10배, 100배 갈 수 있다고 (CNBC, 포브스)
    2024.6.27“아직 좀 갖고 있다. 샀어야 할 만큼 많이 사진 않았다.” “여기서 극적으로 오를지는 잘 모르겠다”애스펀 아이디어 페스티벌. ETF·블랙록 품에 들어가 혁명성이 줄었다는 투 (The Block)
    2024.8“비트코인은 큰 발명이었고 처음 10~11년간 체계적으로 과소평가됐다”조 로건 팟캐스트. 인터넷은 ‘아주 큰’ 발명, 비트코인은 ‘꽤 큰’ 발명이라고 비교 (야후 파이낸스)
    2026.8 (미확인)“우리는 아마 비트코인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인터넷과 같은 규모”코인 계정들이 퍼뜨린 인용. 원본 출처를 못 찾았고 2024년 발언과 반대로 읽혀서 미확인
    자료: CNBC, 포브스, The Block, 야후 파이낸스

    저는 제일 유명한 “중국의 금융 무기” 발언을 많이들 거꾸로 기억한다고 생각해요. 틸이 비트코인을 싫어해서 한 말이 아니에요. 그 자리에서 틸은 자기가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에 가깝다”고 말하면서, 비트코인이 달러를 흔들면 제일 좋아할 나라가 중국일 수 있다는 지정학 얘기를 한 거예요. 같은 자리에서 미국 정부가 금융 쪽에서 중국을 더 강하게 봐야 한다는 말도 했고요. 그러니까 “비트코인은 좋은데, 미국 입장에선 경계도 해야 한다”는 두 마음이 같이 들어 있는 발언이에요.

    1년 뒤 마이애미 연설은 완전히 응원단장 모드였어요. 버핏,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블랙록의 래리 핑크를 묶어서 비트코인을 막는 “금융 노인정치”라고 불렀죠.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 블랙록이 2024년에 비트코인 ETF를 만들어 제일 큰 손이 됐다는 거예요. 틸이 2024년에 “여기서 극적으로 오를지는 모르겠다”고 한 이유도 여기서 보여요. 비트코인이 기성 금융에 들어가면서 판을 뒤집는 혁명이 아니라 그냥 자산 하나가 됐다는 거죠.

    이더리움 쪽 인연, 비탈릭 부테린

    피터 틸 관련 사진

    이더리움 공동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 사진: John Phillips (CC BY 2.0, Wikimedia Commons)

    이더리움과의 인연은 2014년이에요. 틸 펠로십은 “대학 그만두고 창업하면 10만 달러 줄게”라는 걸로 유명한 장학금인데, 그해 뽑힌 사람 중 하나가 스무 살의 비탈릭 부테린이었어요. 부테린은 실제로 워털루대를 그만두고 이더리움 개발에 매달렸죠. 다만 틸이 이더리움 자체를 대놓고 칭찬한 발언은 비트코인만큼 많지 않아요. 틸의 이더리움 사랑은 말보다 돈으로 나타났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2025년 이더리움 베팅, 그리고 정리

    그 돈이 크게 움직인 게 2025년 여름이에요. 7월에 파운더스펀드가 이더리움을 쌓는 회사 비트마인(BMNR) 지분 9.1%를 갖고 있다고 공시했고, 그날 주가가 급등했어요. 8월에는 다른 이더리움 회사 이더질라 지분 7.5%도 공개됐는데, 이 주식은 하루 만에 세 배가 됐죠. 그런데 공시를 따라가 보면 9월 말에는 비트마인 지분이 약 255만 주로 반이 됐고, 이더질라는 연말에 0주가 됐어요. 올해 5월에 나온 13F를 보면 파운더스펀드의 펀드 한 곳은 3월 말 기준 비트마인을 0주로 신고했어요.

    이더리움 가격 차트

    이걸 보면 틸은 “이더리움 영원히 들고 간다” 같은 신앙인이 아니라 철저한 투자자예요. 이더리움 회사 주식이 들고 있는 코인보다 비싸게 거래되던 붐 때 들어갔다가, 거품이 꺼지기 전에 빠져나왔으니까요. 이더질라 주가는 여름 고점 대비 95% 넘게 빠졌거든요. 비트마인은 지금 오히려 주가가 들고 있는 코인 값보다 싸게 거래되고 있어요. 이건 제가 쓴 비트마인 글에 자세히 정리해뒀어요. 그리고 틸이 투자한 코인 거래소 불리시가 2025년 8월에 뉴욕증시에 상장한 것도 같은 흐름이에요. 틸은 코인을 사기도 하지만, 코인 위에서 돈 버는 회사를 사는 쪽에 더 가까워요.

    음모론 쪽에서 나오는 얘기

    이 카테고리답게 소문도 짚고 갈게요. “틸이 비밀 모임 다이얼로그에서 코인 방향을 정한다”, “틸이 사면 그게 신호다” 같은 얘기가 꽤 돌아요. 그런데 다이얼로그 참석자 명단 유출 보도에서도 코인 투자를 정했다는 내용은 안 나와요. 그리고 “틸이 사면 신호”라는 말은 반만 맞아요. 사는 건 공시로 크게 알려지는데, 파는 건 몇 달 뒤 서류로 조용히 나오거든요. 틸 따라 이더질라를 산 사람은 거의 다 물렸어요.

    제 생각

    정리하면 틸의 코인 철학은 세 줄이에요. 비트코인은 정부와 기성 금융을 견제하는 도구라서 좋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선 지정학 무기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투자는 투자, 붐이 오면 사고 과열되면 판다. 저는 틸의 이런 냉정함이 오히려 믿음이 가요. 말로는 크게 응원하면서도 돈은 계산대로 움직이니까요. 다만 우리 같은 개미가 틸의 ‘산다’는 뉴스만 보고 따라가면 안 된다는 것도 이번에 확실히 배웠어요. 따라 하려면 틸이 언제 파는지까지 같이 봐야 해요.

    머스크는 코인을 어떻게 다뤄왔는지 궁금하면 머스크와 XRP 글도 같이 보세요. 두 사람이 페이팔에서 같이 일했다는 걸 생각하면 코인을 대하는 방식이 이렇게 다른 게 참 재밌어요.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에요. 가격은 2026년 10월 23일 일간 종가 기준이에요. “2026년 8월 ‘과소평가’ 발언”은 원본을 확인하지 못해 미확인으로 표시했어요.

  • 피터 틸이 일찍 찍은 AI 항체 회사 앱셀레라(ABCL), 주사 한 방 2상 대박 이후 지금 사도 될까?

    피터 틸이 일찍 찍은 AI 항체 회사 앱셀레라(ABCL), 주사 한 방 2상 대박 이후 지금 사도 될까?

    피터 틸이 투자한 회사를 하나씩 뒤져보다가 이번엔 바이오 쪽으로 넘어와 봤어요.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앱셀레라 바이오로직스, 티커 ABCL이에요. 2020년 5월 1억 500만 달러 시리즈 B 때 투자자 명단에 파운더스펀드와 피터 틸 개인 이름이 같이 올라가 있었고, 그해 12월 나스닥에 상장했어요. 저는 원래 바이오는 어려워서 잘 안 보는데, 이 회사는 “AI로 항체를 찾는 플랫폼”이라는 IT 냄새가 나서 계속 눈에 밟히더라고요. 게다가 올해 8월에 진짜 큰 임상 결과가 나왔어요.

    한눈에 보는 핵심 숫자

    항목숫자
    주가 (10/22 종가)11.37달러
    1년 수익률약 +99% (5.71 → 11.37달러)
    올해 수익률약 +232% (작년 말 3.42달러)
    52주 최고 / 최저15.02달러 / 2.75달러 (장중)
    시가총액약 37억 달러
    2분기 매출 / 순손실410만 달러 / 5,540만 달러
    현금·유가증권 (6월 말)5.65억 달러 이상
    8월 증자 (순수입)약 1.87억 달러 (주당 9.75달러)
    ABCL635 2상 (4주)홍조 횟수 -83% (위약 -33%)
    다음 실적 발표11월 9일 (미국 시간)

    앱셀레라는 뭐 하는 회사야?

    2012년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진이 만든 회사인데, 원래는 남의 약을 찾아주는 회사였어요. 사람이나 동물 면역세포 수백만 개를 한꺼번에 훑고 AI로 걸러서 쓸 만한 항체 후보를 빠르게 뽑아주는 거죠. 코로나 때 일라이 릴리와 같이 만든 항체 치료제로 돈을 크게 벌었고요. 그런데 2023년쯤부터 방향을 틀어서, 이제는 자기 이름으로 신약을 직접 개발하는 회사가 됐어요. 밴쿠버에 임상용 약을 직접 만드는 공장까지 지어서, 항체 발굴부터 생산까지 한 회사 안에서 다 하는 구조예요.

    제가 이 회사를 재밌게 본 이유가 여기 있어요. 몇 년 전 “AI 신약” 붐 때 나온 회사들 중에 소프트웨어만 하던 곳들은 임상에서 줄줄이 미끄러졌거든요. 앱셀레라는 플랫폼에 공장까지 묶어서 “항체계의 파운드리”처럼 가겠다는 그림이에요. 반도체로 치면 설계만 하는 회사가 아니라 TSMC처럼 직접 찍어내는 쪽에 가까운 셈이죠. 물론 바이오는 결국 약 하나가 승인받느냐로 판가름 나니까, 이 그림이 맞는지는 임상 숫자로 봐야 해요.

    앱셀레라 ABCL 핵심 숫자 차트 1

    8월 10일, 주사 한 방이 만든 급등

    주인공은 ABCL635예요. 폐경기 여성의 안면홍조(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리고 식은땀 나는 증상)를 막는 항체 주사인데, 호르몬을 건드리지 않는 방식이에요. 2상에서 폐경 여성 92명을 반반 나눠서 600mg을 딱 한 번 피하주사했더니, 4주 뒤 중등도 이상 홍조 횟수가 83% 줄었어요. 위약은 33%였으니까 차이가 50%포인트고, 증상 강도도 58% 대 12%로 벌어졌어요.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고, 수면 점수까지 좋아졌다고 해요.

    이게 왜 크냐면, 이미 나와 있는 경쟁 약들이 매일 먹는 알약이거든요. 아스텔라스의 베오자는 간 손상 위험 때문에 FDA에서 제일 센 박스 경고를 받아서 처음 몇 달은 간 수치 검사를 받아야 해요. 앱셀레라 CEO 칼 한센은 9월 컨퍼런스에서 경쟁 약 대비 횟수 감소 효과가 대략 두 배, 강도 감소는 4~5배라고 자신 있게 말했어요. 시장도 바로 반응해서 8월 7일 6.93달러였던 주가가 발표 당일 9.34달러, 35% 가까이 뛰었어요. 10월 1일에는 국제폐경학회(IMS)에서 이 데이터를 정식으로 발표했고요.

    앱셀레라 ABCL 차트 3

    그런데 바로 다음 날 회사가 2억 달러 유상증자를 발표했어요. 8월 13일 주당 9.75달러에 보통주 약 1,744만 주와 사전 지급형 워런트 약 308만 주를 팔았고, 수수료 떼고 약 1.87억 달러가 들어왔어요. 주주 입장에선 지분이 7% 정도 희석된 거라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바이오 회사가 주가 좋을 때 돈 당겨두는 건 사실 정석이에요. “초과 청약”이었다는 건 그 가격에도 사겠다는 기관이 줄을 섰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파이프라인, 지금 어디까지 왔나

    후보대상현재 단계 (10/23 기준)
    ABCL635폐경 안면홍조2상 4주 결과 긍정적. 12주 데이터와 연장 시험은 연말까지, 3상은 2027년 하반기 목표
    ABCL575아토피 피부염 (OX40L)1상 투약 완료, 결과 2026년 4분기 예정
    ABCL386, ABCL688비공개임상 진입 전 준비 단계(IND-enabling)
    T세포 인게이저 협업재즈 (고형암), 버텍스 (자가면역)선급금 각각 8,400만 / 2,800만 달러

    제가 보기에 연말까지 제일 중요한 건 두 개예요. 하나는 ABCL635의 12주 데이터예요. 4주는 주사 한 방의 효과였으니까, 그 효과가 얼마나 오래 가는지, 몇 달 단위로 맞아도 되는지가 상업성을 좌우하거든요. 다른 하나는 아토피 약 ABCL575의 1상 결과예요. 아토피 쪽은 경쟁이 치열하지만, 반감기를 늘려서 덜 자주 맞게 만든 게 포인트라 결과가 괜찮으면 “635 원툴” 이미지를 벗을 수 있어요.

    돈은 얼마나 있고, 얼마나 태우나

    앱셀레라 ABCL 차트 2

    여기서 차갑게 봐야 해요. 2분기 매출은 410만 달러로 1년 전 1,710만 달러에서 확 줄었고, 순손실은 5,540만 달러로 오히려 커졌어요. 남의 약 찾아주는 일을 줄이고 자기 약에 돈을 쏟고 있으니 당연한 흐름이긴 한데, 당분간 매출로 버티는 회사는 아니라는 뜻이에요. 대신 6월 말 현금과 유가증권이 5.65억 달러 이상이었고, 8월 증자로 1.87억 달러가 더 들어왔어요. 정부 지원금 한도 1.1억 달러까지 합치면 3상을 시작할 체력은 된다고 봐요.

    문제는 가격이에요. 주가가 4달러 근처일 때는 시가총액의 절반 가까이가 현금이라 임상이 망해도 바닥이 있었어요. 지금은 시가총액 약 37억 달러에 현금은 7억 달러 남짓이니까, 나머지 30억 달러 정도는 사실상 “ABCL635가 블록버스터가 된다”는 기대값이에요. 같은 약인데 사는 가격이 두 배 넘게 비싸진 거죠. 애널리스트 11명의 평균 목표가는 약 16.8달러지만, 바이오에서 목표가는 임상 한 번에 뒤집히는 숫자라 참고만 해요.

    앞으로 볼 일정과 리스크

    • 11월 9일(미국 시간) 3분기 실적. 증자 후 현금과 3상 계획 업데이트가 핵심이에요.
    • 4분기 ABCL575 아토피 1상 결과.
    • 연말 ABCL635 12주 데이터와 연장 시험, 이후 FDA 등 규제기관 협의.
    • 리스크 4주짜리 단기 데이터라 지속성과 장기 안전성은 아직 몰라요. 3상은 수백 명 규모라 2상 숫자가 그대로 재현된다는 보장도 없고요.
    • 리스크 경쟁 약 베오자가 출시 초기 처방이 기대보다 훨씬 부진했던 걸 보면, 약이 좋아도 의사와 보험사를 설득하는 건 또 다른 문제예요.
    • 리스크 적자가 계속되니 3상 비용 때문에 추가 증자가 또 나올 수 있어요.

    오늘 시장 분위기

    CNN 공포·탐욕 지수 극단적 공포

    CNN 공포탐욕지수는 20, 극도의 공포 구간이에요. 이런 장에서는 적자 바이오주가 제일 먼저 두들겨 맞는 편이라, 앱셀레라도 9월 말 고점 14.82달러(종가)에서 20% 넘게 내려와 있어요. 반대로 말하면 회사 펀더멘털이 아니라 시장 분위기 때문에 빠진 부분이 섞여 있다는 거죠.

    내 생각

    저는 이 회사가 마음에 들어요. 피터 틸이 일찍 찍었고, AI 플랫폼에 공장까지 묶은 구조가 IT 좋아하는 사람 눈에도 납득이 되고, 무엇보다 첫 자체 약에서 진짜 숫자를 보여줬거든요. 그래도 지금은 “좋아진 회사, 비싸진 가격” 사이에 있다고 봐요. 저라면 한 번에 몰빵하지 않고, 11월 실적과 연말 12주 데이터를 보면서 나눠서 담을 것 같아요. 바이오는 하루에 30%씩 움직이는 종목이라 비중은 꼭 작게 가져가세요. 투자 판단은 각자 하시는 걸로!

    참고한 자료

    • AbCellera 보도자료: ABCL635 2상 결과 (2026.8.10), 2분기 실적 (2026.8.5), 2억 달러 증자 가격 결정 (2026.8.13), 버텍스 협업 (2026.7.29), IMS 발표 (2026.9.16), 3분기 실적 일정 (2026.10.1)
    • 미국 SEC 공시: 8-K 및 424B5 증자 설명서 (2026.8), 시리즈 B 보도자료 (2020.5.27), 피터 틸·파운더스펀드 Schedule 13D (2020.12)
    • Cantor Fitzgerald Global Healthcare Conference CEO 발언 (2026.9.9)
    • AbCellera 파이프라인 페이지 (abcellera.com/pipeline)
    • 주가·재무 데이터: Yahoo Finance (2026.10.22 종가 기준)
    • CNN Fear & Greed Index
  • 나스닥 -2.6%, 실적 좋았던 메타·테슬라는 왜 떨어졌을까? 유가 113달러까지 한 번에 정리

    나스닥 -2.6%, 실적 좋았던 메타·테슬라는 왜 떨어졌을까? 유가 113달러까지 한 번에 정리

    아침에 눈 뜨자마자 시세 앱을 켰는데 화면이 온통 빨간색이더라고요. 10월 22일(현지시간) 나스닥이 2.6% 빠져서 26,008.86에 마감했는데, 로이터 말로는 6월 초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이래요. 제가 매일 챙겨보는 테슬라랑 팔란티어도 같이 내렸고요. 그래서 커피 한 잔 들고 차분히 정리해봤어요.

    나스닥 지수 차트
    Finviz 시장 히트맵

    10월 22일 S&P 500 히트맵이에요. 빨간 칸이 하락, 초록 칸이 상승 종목인데, 메타 -6.98%, 엔비디아 -4.40%, 아마존 -4.57%, 테슬라 -3.08%로 대형 기술주가 시뻘겋죠. 그 와중에 애플은 +1.23%로 초록색을 지켰어요.

    10월 22일 숫자로 한눈에

    항목10/22 등락종가
    나스닥-2.6%26,008.86
    메타-7.0%–
    엔비디아-4.4%–
    아마존-4.6%–
    테슬라-3.1%–
    팔란티어-2.7%$196.19
    애플+1.2%–
    반도체(SOX)-6.7%–
    브렌트유상승$113.66
    WTI상승$99.77

    범인은 또 ‘AI 지출 공포’

    메타가 실적은 예상보다 잘 냈거든요. 근데 주가는 7.0%나 빠졌어요. AI에 돈을 너무 많이 써서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현금 유출이 났다는 게 이유인데, 잘 벌어도 너무 많이 쓰면 혼나는 분위기가 된 거예요.

    반도체는 더 아팠어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가 하루에 6.7% 급락했고, 6월 22일 사상 최고치보다 26% 넘게 내려온 상태예요. 그래도 올해 전체로 보면 아직 40% 넘게 올라 있어서, 솔직히 이 숫자 보고 조금 안심했어요. 그동안 너무 달려서 숨 고르는 느낌도 있거든요.

    주요 등락 종목 차트

    테슬라, 잘했는데 왜 떨어져요

    테슬라는 이번 분기에 예상과 달리 플러스 잉여현금흐름을 냈고, 2026년 설비투자 계획도 줄였어요. 그런데도 주가는 3.1% 하락했는데, 시장은 2027~2028년에 늘어날 지출을 더 걱정했대요. 야후 파이낸스는 옵티머스, 사이버캡, 테라팹 투자를 꼽았는데, 머스크 형의 ‘미래 베팅’ 청구서가 다시 나온 셈이죠.

    근데 저는 바로 이 미래 베팅 때문에 테슬라를 보는 거라서, 하루 빠졌다고 크게 당황하진 않았어요. 어디까지나 제 개인 생각이에요.

    팔란티어, 진짜 시험은 11월 2일

    팔란티어는 2.74% 내려서 196.19달러에 마감했어요. AI 소프트웨어 전체가 비싸다는 부담이 컸던 건데, 같은 날 씨티그룹은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245달러에서 250달러로 올렸어요. 성장이냐 몸값이냐, 시장도 고민 중인 것 같아요.

    피터 틸이 공동 창업한 회사라 저는 늘 눈여겨보는데요. 제 달력에는 이미 11월 2일 실적 발표가 찍혀 있고, 거기서 방향이 꽤 갈릴 것 같아요.

    트럼프 행정부, 중간선거, 그리고 유가

    정치는 아직 배우는 중인데, 요즘은 이게 주식이랑 너무 붙어 있어서 안 볼 수가 없어요. 브렌트유는 배럴당 113.66달러, WTI는 100달러 턱밑인 99.77달러까지 올랐어요. 미국과 이스라엘이 중간선거 이후 이란 재공격을 준비한다는 보도가 나왔고, 사우디 공항과 유전 공격 소식까지 겹쳤거든요.

    유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 걱정이 커지죠. 로이터는 시장이 연말 전 0.25%p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 중이라고 전했는데, 이 부분은 저도 계속 공부하면서 따라가 볼게요.

    유가 추이 차트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마켓사이트

    사진: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마켓사이트, NASA/Emma Howells (퍼블릭 도메인)

    CNN 공포탐욕지수

    CNN 공포탐욕지수는 10월 22일 마감 기준 19, 지금은 20으로 ‘극단적 공포’ 구간이에요. 1주 전 22, 한 달 전 32였으니 겁이 꾸준히 커져온 거죠. 남들이 겁먹을 때가 오히려 공부하기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볼 거예요

    AI 기업은 이제 ‘얼마나 버느냐’보다 ‘얼마나 쓰느냐’로 평가받는 분위기예요. 테슬라는 2027~2028년 지출 계획이 주가의 핵심 변수가 될 거고, 팔란티어는 11월 2일 실적을 제일 먼저 챙겨볼 거예요. 여기에 중동 리스크, 유가, 금리 흐름도 같이 보려고요.

    하루 급락으로 추세를 단정하긴 이르다고 생각해요. 대신 흔들림이 커진 만큼 나눠서 천천히 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여러분은 어제 장 어떻게 보셨어요? 댓글로 같이 얘기해요.

    이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위 의견은 모두 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