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세계 최대 코인 거래소 바이낸스의 지갑에서 돈이 물밀듯이 빠져나갔어요. 회사가 나중에 밝힌 규모는 약 63억~63억 4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8조 원이 넘어요. 2025년 바이비트에서 털린 15억 달러를 네 배 넘게 웃도는, 지금까지 공개된 코인 해킹 중 가장 큰 사건이에요.
처음엔 “엔지니어 노트북 한 대가 뚫렸다”는 식으로 짧게 들렸어요.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그림이 바뀌었어요. 공동 CEO 리처드 텡은 CNBC에 나와, 해커들이 몇 달에 걸쳐 가짜 개발도구와 가짜 채용 면접으로 문을 열고, 나중엔 회사 내부 AI 도구까지 타고 들어왔다고 말했어요. 오늘은 그 침투 과정, 동결된 돈, 북한 배후 주장, 그리고 98%를 메웠다는 발표까지 한 줄로 이어서 볼게요.

바이낸스 공동 CEO 리처드 텡. 사진: Binance (CC BY 4.0, Wikimedia Commons)
돈이 빠져나간 날, 회사가 먼저 한 말
BBC와 CNBC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사건 직후 입출금을 잠시 막고 “고객 손실은 전액 회사가 메운다”고 약속했어요. 미국 쪽 거래소(바이낸스.US)는 영향이 없다고 했고, 미국 비밀검찰국(Secret Service)은 도난 자산을 “확인하고 동결·추적·회수”하기 위해 밤낮으로 움직인다고 밝혔어요. FBI와도 공조한다고 회사 측은 전했어요.
분석회사 TRM 랩스는 약 63억 6천만 달러가 10개 블록체인을 타고 대략 20분 만에 빠져나갔다고 봤어요. 공격 준비는 적어도 36시간 전부터 보였고, 해커 지갑에 돈을 넣기 위해 믹서(토네이도캐시)가 쓰였다는 분석도 나왔어요. 테더·서클 같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거래소·수사기관이 움직이면서, 초기에는 약 30억 달러가 동결됐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후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동결·차단 규모를 약 28억 5천만~30억 달러로 잡는 숫자가 함께 돌아요.

세계 최대 거래소 브랜드가 정면으로 맞은 사건이에요. 사진: Bretwa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가짜 면접과 내부 AI, 문이 열린 방식
11월 3일 CNBC ‘스쿼크 온 더 스트리트’에서 텡은 “한 사람 노트북 실수가 아니다. 해커들이 몇 달 동안 길을 만들었다”고 잘라 말했어요. 회사 보안 보고서와 그의 설명을 합치면 대략 이런 순서예요.
6월, 지갑 인프라 쪽 엔지니어가 검색으로 AI 코딩 도구를 찾다가 변조된 홈브루(Homebrew) 설치 파일을 내려받았어요. 회사는 이상 징후를 보고 기기를 바꾸고 비밀번호도 돌렸지만, 그때 이미 그 엔지니어의 역할과 동료 관계가 해커에게 노출됐다는 게 바이낸스 설명이에요.
9월에는 다른 엔지니어에게 가짜 채용 담당자가 접근해 면접을 여러 번 진행했고, 코딩 과제 속에 보안을 우회하도록 숨긴 악성코드가 들어 있었다고 해요. そこ부터 해커들은 회사 내부 AI 도구를 타고 움직여, 결국 지갑 거래를 승인하는 시스템 권한까지 손에 넣었다는 거예요. 텡은 해커들이 지나간 자리에 자기파괴 장치처럼 도구와 흔적을 지워, 추적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도 했어요.

이 대목이 사람들을 더 불안하게 만들어요. “거래소 금고가 한순간에 뚫린 것”이 아니라, “사람 심리와 회사 안 AI 도구가 몇 달에 걸쳐 이용당한 것”이기 때문이에요. 동시에 기억할 점은, 이 세밀한 침투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바이낸스가 조사해서 공개한 내용이라는 거예요. 독립 수사가 모든 문장을 하나씩 법정에서 확인한 상태는 아직 아니에요.
북한 배후설, 누가 말하고 누가 조심하나
TRM 랩스와 체인널리시스는 이번 공격이 북한 국가 지원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 넓은 의미에서 라자루스 계열로 묶여 불리는 집단)와 연결된다고 높은 확신을 갖고 봤어요. FBI도 같은 집단이 2025년 바이비트 15억 달러 해킹에 책임이 있다고 본 전례가 있고, 이번 바이낸스 사건에서도 북한 쪽으로 시선을 둔다는 보도가 이어졌어요. BBC는 체인널리시스가 “높은 확신”으로 북한 연관성을 본다고 전했어요.
다만 teng 본인은 CNBC 인터뷰에서 북한을 직접 지목하지 않았어요. 그는 FBI가 트레이더트레이터와 연결된다고 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선에 그쳤어요. 북한 정부는 이런 혐의를 늘 부인해 왔고, 공개된 온체인 분석과 정보기관 추정이 곧바로 법원 유죄 판결은 아니에요. 그래서 이 글에서는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고 쓰고, “북한이 했다”고 단정하지는 않을게요.

바이낸스 창업자 창펑 자오(CZ). 사진: Aevozer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창업자 창펑 자오(CZ)는 코인데스크 인터뷰에서 “코인 거래소가 뚫릴 수 있다면, 은행은 더 위험한 위치에 있다”며 AI로 AI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어요. 그는 업계가 공동 보안 기준이나 동맹을 만들자고도 했지만, 세부안이 합의됐다는 소식은 아직 없어요. 트윅타운이 전한 숫자로는, 해킹 직후 46시간 동안 출금 109억 7천만 달러·순유출 52억 8천만 달러가 있었고, CZ는 초기 유출 36억 달러가 전체의 약 2%라며 10~30% 출금을 각오했다고도 했어요.
98%를 메웠다는 말의 의미
공포가 가라앉은 이유는 결국 “돈이 돌아왔느냐”예요. 바이낸스는 11월 4일 X 공지에서, 영향받은 자산의 약 98%를 회사 자금으로 보충했다고 밝혔어요. 코인타임즈에 따르면 남은 2%는 거래가 얇은(비유동) 토큰이라 시장·장외(OTC)로 천천히 사들일 예정이고, 텡도 가격을 흔들지 않게 사겠다고 했어요. 11월 1일 기준으로는 보충률이 약 95%, 아직 살 비유동 토큰이 약 3억 1,500만 달러 남았다고 했으니, 사흘 만에 더 채운 셈이에요.
회사는 준비금을 필요액의 100%가 넘게 따로 세워 두었다고도 했고, 준비금 증명(Proof of Reserves) 대상 토큰을 10개에서 44개로 늘렸다고 했어요. 11월 1일부터는 15개 네트워크에서 출금이 다시 열리기 시작했고, 11월 3일에는 시간당 입금이 출금을 넘기기 시작했다고 전했어요. 다만 텡도 출금 서비스를 완전히 정상화하는 일이 아직 남았다고 인정했어요.

국가·기업이 함께 추적·동결에 나선 사건이에요. 사진: belgium24.eu (CC BY 2.0, Wikimedia Commons)
동결된 28억~30억 달러가 곧바로 피해자 지갑으로 돌아오는 건 아니에요. TRM의 아리 레드보드는 CNBC에 “동결은 돈이 못 움직이게 막는 것이고, 회수는 법원 절차를 통해 이뤄진다”고 말했어요. 스테이블코인(USDT·USDC)은 발행사가 계약을 통제하니 상대적으로 회수가 쉽지만, 비트코인·이더리움은 발행사가 없으므로 협력 거래소에 들어올 때까지 쫓아야 해요. 체인널리시스의 에릭 자르딘은 “기술적으로 얼리는 건 빠를 수 있어도, 돌려주는 데는 몇 달에서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했어요.

중앙화 거래소 밖으로 자산을 분산하는 흐름도 커졌어요. 사진: FlippyFlin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 항목 | 내용 |
|---|---|
| 도난 규모 | 약 63억~63억 4천만 달러 (10월 29일) |
| 초기 동결 | 약 28.5억~30억 달러 (테더·서클·수사기관·거래소 협력) |
| 침투 시작 | 6월 가짜 개발도구 → 9월 가짜 면접 → 내부 AI |
| 회사 입장 | 단일 노트북 사고 아님, 수개월 침투 (텡 CNBC) |
| 배후 지목 | FBI·TRM·체인널리시스 → 북한 트레이더트레이터 (단정 판결 전) |
| 보충률 | 11월 4일 약 98% (회사 자금), 나머지 2% 비유동 토큰 |
| 출금 재개 | 11월 1일 15개 네트워크부터 단계 재개 |
| CZ 제안 | 업계 공동 보안 기준·동맹 (세부 합의 전) |
소문이 붙기 쉬운 지점
큰 해킹이 나면 늘 두 가지 소문이 따라와요. 하나는 “거래소가 이미 돈이 모자랐고, 해킹을 핑계로 구멍을 메운다”는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특정 국가가 전쟁 자금을 대려고 계획적으로 털었다”는 이야기예요. 전자는 FTX 붕괴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특히 잘 꺼내는데, BBC도 전문가들이 “보전 약속이 곧 법적 보증은 아니다”라고 경고한 대목을 전했어요. 후자는 온체인 분석과 정보기관 추정이 겹치면서 힘이 실리지만, 여전히 공개 법정에서 확정된 문장은 아니에요.
바이낸스가 자체 조사로 가짜 면접·내부 AI를 상세히 공개한 것도, 어떤 이들에게는 “너무 깔끔한 자백 아닌가”라는 의심을 남겼어요. 반대로 보면 회사가 초기 “노트북 한 대” 설명을 스스로 정정한 것은, 감추기보다 조사 범위를 넓힌 신호로 읽을 수도 있어요. 둘 다 아직은 해석이지 증거가 아니에요.
내 생각
저는 이번 사건을 “코인 거래소는 무조건 위험하다”로만 끝내지 않겠어요. 동시에 “회사가 98%를 메웠으니 끝”이라고 덮지도 않겠어요. 숫자로 확인된 건 유출 규모, 동결 규모, 회사의 보충 발표, 그리고 가짜 면접·악성코드·내부 AI라는 침투 서사예요. 북한 배후는 유력하게 지목되지만, teng도 직접 단정하지 않았고 저도 단정하지 않을게요.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의외로 단순해요. 거래소에 두는 돈은 당장 쓸 만큼만, 나머지는 내가 키를 쥔 지갑으로 나누는 거예요. 이번 해킹이 보여 준 건 최신 AI 도구조차 공격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장이 잠잠해질수록 “다음 가짜 면접”은 다른 회사 직원 메일함에서 다시 시작될 수 있어요. 큰손의 전쟁처럼 보여도, 결국 지키는 쪽은 각자의 분산과 의심하는 습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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